어느 공대생의 "AI스럽게 글 읽기"

2024. 4. 28. 22:41인사이트

    현대 사회에서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소화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. 대량의 정보 속에서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지속되고 있다. 최근에 나는 이에 대한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. 바로 '분류'와 '파이프라인'을 통한 접근법이다. 이 개념은 컴퓨터 과학의 원리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정보 처리 방식에 적용할 수 있다.

 

 

 

 

   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읽으며 자란 나는, 대학 진학을 위해 크게 애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. 그러나 대학 진학 후, 코로나 블루로 인한 고립, 학업에 대한 무관심이 겹쳐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경험했다. 글을 읽는 것이 어려워진 주된 원인은 두 가지였다. 첫째, 오랜 시간 독서를 멀리하며 읽기 능력 자체가 약해졌고, 둘째,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였다.

 

 

 

 

   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나서, 나는 컴퓨터 과학, 특히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글 읽기의 해답을 찾게 되었다. 컴퓨터는 인간의 뇌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기계로, 우리보다 훨씬 정교하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. 이를 역으로 모방하여 우리 뇌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. 나는 대표적으로 '분류 알고리즘'과 '파이프라인' 기술에 주목했다. 자연어 처리는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하여 주제나 감정 등을 분류하는 것, 파이프라인은 이 과정을 정교하게 반복하는 것이다.

 

 

 

 

    이러한 기술을 인간의 독서 습관에 적용하면, 글을 읽을 때 중요한 정보를 분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'인지 파이프라인'을 구축할 수 있다. 이는 글의 구조를 이해하고,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인식하며,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준다. [1] 실제로 인간은 정보의 연관과 분류에 집중하는 인지적 특성이 있다고 한다.

 

    다음 예시로 한 번 적용해보자.

금융보안원은 금융보안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디지털금융 환경의 변화와 사이버보안 위협을 금융권이 사전에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음 해에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 및 사이버보안 이슈를 전망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.
[2] (인용 출처) <2024 디지털금융 및 사이버보안 이슈전망 보고서>, 금융보안원, "들어가는 글" 부분

 

 

    글의 요지는 간단하다. 금융보안원은 디지털 금융과 사이버보안을 위해 예측 및 대응하고 있다는 내용이다. 그런데 "싱크탱크"라는 용어가 사용된다. 어려워보인다.

 

    이 용어의 뜻을 살펴보면,

싱크탱크란 국가 사회 정책을 비롯하여 지역 정책, 경제적 또는 과학기술적 이슈,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나아가 정치적 전략이나 군사적 조언 같은 사회 각 분야의 이슈나 전략에 관해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연구 집단이나 개인을 일컫는다.
[3] (인용 출처) <국내외 선진 싱크탱크의 활동과 발전 동향>, 충남발전연구원

 

 

    여기서 분류된 내용을 보면, "연구 집단/개인"이라는 큰 틀에서 "정책", "전략", "이슈"를 연구하는 행위자라고 볼 수 있다.

그리고 더 세부적으로 분류하면, "국가/민간/군사"로 나눌 수 있다.

 

    큰 범위에서 작은 범위까지 분류하는 것으로 맥락이 이해가 되면, 다시 첫 번째 글로 돌아간다.

 

금융보안원은 금융보안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디지털금융 환경의 변화와 사이버보안 위협을 금융권이 사전에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음 해에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 및 사이버보안 이슈를 전망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.

 

    이는 "금융보안원이 금융보안을 연구하는 집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."고 문장을 치환할 수 있게 된다.

 

 

    지금까지, 금융보안원의 보고서에서 '싱크탱크'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. 이를 분류하면, 싱크탱크는 정책, 경제,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조언을 제공하는 연구 집단이다. 이렇게 큰 범주에서 시작하여 점차 세부적인 정보로 분류하며 읽어나가는 방식이다. 이 과정을 통해, 금융보안원이 금융보안을 연구하고 전략을 제안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다.

 

 

    [4] 이처럼 '분류'와 '파이프라인'를 독서 전략으로 적용하면,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. 글을 읽는 것이 단순히 문자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, 정보를 구조화하고 내재화하는 과정임을 이해하면, 독서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.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학습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의 정보 처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. 따라서, 정보 사회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 중 하나인 효율적인 글 읽기 능력은 이와 같은 전략적 접근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출처
[1] <정리하는 뇌>, 대니얼 J. 레비틴
[2] <2024 디지털금융 및 사이버보안 이슈전망 보고서>, 금융보안원, “들어가는 글” 부분
[3] <국내외 선진 싱크탱크의 활동과 발전 동향>, 충남발전연구원
[4] <Sparks of Genius: The Thirteen Thinking Tools of the World's Most Creative People (역, 생각의 탄생)>,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1